🏗 REAL ESTATE ANALYSIS · 2026.05.11
서울 강남의 심장 압구정에서 벌어지는 1조5000억원 규모의 수주 전쟁. 표면적으로는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2파전이지만, 그 막후에서 조용히 판을 바꾸려는 '제3의 플레이어'가 있습니다. 바로 한화건설입니다. 오늘은 왜 한화가 직접 나서지 않고 현대건설 뒤에 서 있는지, 그리고 이 전략적 선택이 한화의 미래 사업 구조와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꼼꼼히 들여다보겠습니다.
1압구정5구역, 사업 개요 및 핵심 수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강변을 따라 늘어선 압구정한양1·2차 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압구정5구역은 올해 국내 정비사업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현장입니다. 비즈한국 보도에 따르면, 두 회사는 조합이 요구한 입찰보증금 800억원을 내며 수주전을 성사시켰습니다. 시공사 선정 총회는 2026년 5월 30일 열립니다.
한강변 입지, 강남권 최상급 학군, 그리고 '압구정'이라는 브랜드 네임밸류가 맞물리면서 이 사업은 단순한 주택 재건축을 넘어 도심 랜드마크 조성 프로젝트로 격상됐습니다. 아주경제에 따르면, 압구정은 국내 하이엔드 주거 위계의 정점으로 평가받습니다.
2현대건설 vs DL이앤씨 — 전략 정면 비교
인사이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수주전은 철저히 '브랜드 vs 조건'의 대결 구도입니다. 현대건설은 50년 역사의 '압구정 현대' 브랜드를 앞세웠고, DL이앤씨는 조합원 주머니를 직접 건드리는 금융·공사비 조건으로 맞섰습니다.
글로벌 건축 거장 RSHP와의 협업,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 및 갤러리아백화점과의 통합 동선 계획을 통해 단지를 하나의 '도시'로 포지셔닝하는 전략입니다. 압구정2구역 수주 경험도 강력한 레퍼런스로 작용합니다.
공사비 상승과 고금리가 최대 리스크인 현재 시장에서 '조합원 실질 부담 절감'을 전면에 내세운 현실적 접근법입니다. 평당 100만원 이상 낮은 확정 공사비는 분명한 경쟁력입니다.
재건축 조합원 관점에서 보면, 두 제안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는 조합원 개인의 자산 상황에 따라 달라집니다. 현금 여유가 있는 조합원은 브랜드 프리미엄을 택하는 경향이 있고, 이주 자금 부담이 큰 조합원은 LTV 150% 이주비와 분담금 유예 조건에 더 민감합니다. 실제로 최근 대형 재건축 수주전에서는 '브랜드 vs 조건' 구도에서 조건 쪽이 생각보다 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조합원이라면 자신의 재무 상황을 기준으로 냉정하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한화건설의 숨겨진 전략 — 왜 현대건설 '뒤'에 섰나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한화건설이 직접 입찰에 나서지 않고 현대건설과 MOU(업무협약)를 체결했다는 사실입니다. 이지경제에 따르면, 양사는 압구정5구역과 갤러리아백화점, 수인분당선 압구정로데오역을 연결하는 통합 동선 계획을 함께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 압구정5구역에서 한화건설이 맡을 역할
이지경제 보도에 따르면, 압구정5구역 개발이 본격화되면 갤러리아 백화점을 중심으로 한 상업 축이 청담 명품거리까지 이어지는 새로운 도시형 생활권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한화로서는 시공 리스크 없이 상업 운영 노하우를 축적하고, 동시에 갤러리아 브랜드를 고급 주거와 연결하는 시너지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한화건설의 이 전략은 해외 선진 복합개발 모델에서 자주 보이는 방식입니다. 일본의 모리빌딩(Mori Building)이나 미쓰이 부동산처럼, 건설사가 직접 시공보다 '기획·운영·자산관리'로 수익 구조를 이동시키는 것입니다. 단기 도급 수익보다 장기 운영 수익이 훨씬 안정적이고 마진도 높을 수 있습니다.
4한화건설의 도심복합개발 디벨로퍼 대전환
압구정5구역은 한화건설 전략 재편의 한 조각에 불과합니다. 블로터 보도에 따르면, 한화 건설부문은 서울역 북부역세권을 시작으로 복합개발사업 분야를 강화한다는 방침 아래 수서역, 잠실MICE, 대전역 초대형 복합개발사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특히 잠실 MICE 사업은 단순한 부동산 개발을 넘어서는 의미를 갖습니다. 인베스트조선에 따르면, 이 사업은 한화가 보유한 스마트시티 관련 기술과 인프라 역량을 종합적으로 구현하는 프로젝트로, 스마트비즈 보도에 따르면 코엑스의 2.5배 규모 전시·컨벤션 시설, 5성급 호텔, 3만석 돔 야구장이 결합한 초대형 복합 공간으로 조성됩니다.
▲ 현대건설이 글로벌 설계사 RSHP와 손잡고 압구정5구역에 그리는 미래 청사진 (출처: 현대건설 공식 유튜브)
전문가 관점: 한화건설이 추진하는 복합개발 모델의 핵심은 '기획 → 시공 → 운영'의 수직 통합입니다. 수원 MICE 복합단지에서 이미 갤러리아 광교 백화점, 코트야드 메리어트 호텔, 아쿠아플라넷 광교를 순차 조성하며 이 모델의 가능성을 입증했습니다. 압구정5구역은 서울 핵심지에서 같은 모델을 구현하는 '서울판 레퍼런스'를 만들려는 시도로 볼 수 있습니다.
5한화건설 실적과 사업 재편 — 축소인가, 도약의 준비인가
외형만 보면 한화건설은 분명 역풍을 맞고 있습니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조7105억원으로 전년 대비 27.6% 감소했고, 한때 10위권을 넘봤던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현재 11위에 머물러 있습니다. 이라크 비스마야 신도시 사업과 해외 플랜트로 2023년 연 매출 5조원을 넘겼던 시절과 비교하면 뚜렷한 축소입니다.
그러나 업계 시각은 두 갈래입니다. 더벨 보도에 따르면, 기존 프로젝트들의 공사비가 최초 수주 당시보다 130~140%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사업성 재검토가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반면 이코노미톡뉴스 보도에 따르면, 서울역에서 수서, 대전, 잠실로 이어지는 대형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본궤도에 오를 경우, 한화 건설부문은 국내 개발 역량을 발휘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매출 감소는 해외사업 철수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도 있습니다. 단순 도급(매출 인식 빠름)에서 복합개발(초기 투자 후 장기 운영)으로 전환하면 단기 매출은 줄어도 장기 수익의 질은 훨씬 높아집니다. 이 전환기가 한화건설의 약점인지, 아니면 레벨업의 진통인지가 향후 2~3년의 핵심 관전 포인트입니다.
6전문가 분석 & 실전 꿀팁
🏠 재건축 조합원을 위한 핵심 체크포인트
- 공사비 확정 vs 변동 구조 확인: DL이앤씨의 평당 1,139만원 확정형은 공사비 리스크를 시공사가 부담하는 구조입니다. 공사비 분쟁이 잦은 최근 시장에서 매력적인 조건입니다.
- 브랜드 프리미엄의 실질 가치 계산: '압구정 현대 갤러리아' 네임밸류가 입주 후 호가에 얼마나 반영될지 인근 사례(압구정2구역 낙찰 결과)를 참고해 추정해보세요.
- 이주비 조달 계획 먼저 세우기: LTV 150% 이주비 조건이 있더라도 실제 대출 가능 여부와 이자 부담을 꼭 사전에 확인해야 합니다.
- 복합개발 부대 기능이 가져올 임대가치: 갤러리아 연계 상업시설, F&B, 컨시어지 서비스는 입주 후 단지 임대료·매매가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 시공사 재무안정성 체크: 수주 경쟁이 치열할수록 무리한 조건 제시 가능성도 있습니다. 시공사의 최근 실적과 신용등급을 병행 확인하세요.
📊 투자자·업계 종사자를 위한 인사이트
- 한화건설의 '시공사 뒤에서 운영 파트너'로의 포지셔닝은 국내에서 흔치 않은 선례입니다. 이 모델이 압구정5구역에서 성공한다면 강남 재건축 시장 전체의 복합화 트렌드를 가속시킬 수 있습니다.
- 도심 복합개발 디벨로퍼 모델의 핵심 리스크는 '초기 공사비 급등과 인허가 지연'입니다. 잠실MICE, 수서역세권 모두 이 리스크에 직면해 있습니다.
- 압구정5구역 수주 결과는 현대건설의 '압구정 타운 완성' 스토리에도 영향을 미칩니다. 이미 2·3구역을 수주한 현대건설이 5구역까지 가져간다면, 압구정 전체가 사실상 현대건설 단일 브랜드 타운이 됩니다.
벤치마킹 사례 — 일본 롯폰기힐즈: 모리빌딩이 시공보다 기획·운영에 집중해 주거·오피스·상업·문화 시설을 하나의 생태계로 엮어 낸 롯폰기힐즈는 한화건설이 지향하는 모델과 매우 유사합니다. 40년 장기 운영권을 확보한 잠실MICE와 갤러리아 연계 압구정5구역은 한화의 '한국판 롯폰기힐즈'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 압구정 재건축 최신 분석 — 수주전의 흐름과 현장 동향 (출처: 유튜브 관련 영상)
💬 자주 묻는 질문 (Q&A)
🔮 결론 및 전망
압구정5구역 수주전의 표면은 현대건설과 DL이앤씨의 양강 대결이지만, 그 이면에는 한화건설의 치밀한 전략적 포석이 숨어 있습니다. 시공보다 운영·기획으로 역할을 전환하려는 한화의 시도는 국내 건설 산업이 단순 도급에서 종합 디벨로퍼로 진화하는 흐름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입니다.
현대건설이 수주에 성공한다면 '압구정 현대 타운' 완성과 함께 한화의 갤러리아 연계 복합개발 모델이 서울 최고급 주거지에서 첫 실험을 시작하게 됩니다. DL이앤씨가 이변을 일으킨다면, 조합원 실익 중심의 합리적 판단이 감성적 브랜드를 이긴 전례로 기록될 것입니다.
5월 30일 조합원 총회가 그 답을 내놓을 것입니다. 압구정 재건축의 향방이, 강남 부동산 시장 전체의 방향타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수주전은 단순한 업계 이슈를 훨씬 넘어섭니다.